한국교회는 성소수자로부터 예수를 빼앗아 그의 손과 발에 못을 박고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예수를 잃어 울고 있는 이들에게 한국교회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앞에 우리는 한국교회를 향해 퀴어한 질문을 합니다. 예수를 죽음으로 이끈 이 누구인가. 우리는 질문과 함께 답을 찾습니다. 예수를 죽음으로 이끈 것은 혐오이고, 차별이고, 증오였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을 하려 합니다.
혐오를 이기는 그리스도의 참 복음, 넓고 깊어 증오를 뒤덮고 남는 퀴어한 그 사랑을 기억하며 우리는 지치지 않고 질문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질문이 부활의 증언이 되리라 믿으며 큐앤에이를 창립합니다.
우리는 손가락질 당하는 이들, 쫓겨난 이들, 고난당하는 이들, 억울한 이들의 친구, 고 육우당의 친구였던 예수를 기억하며 빵과 잔을 나눕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우리가, 다양한 몸을 한 우리가,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하는 우리가, 다양한 삶을 사는 우리가 모두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우리는 압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를 보다 교회답게 만들어 가고자합니다. 우리는 성령의 신비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에게 깃들어 있는 신의 현현을 믿습니다. 우리는 교회가 성소수자 안에 있는 하나님의 모습 앞에 진실할 것을 외칩니다. 그 외침으로 교회가 모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공동체가 될 줄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압니다. 한 사람의 아픔이 곧 공동체의 아픔임을 압니다. 공동체의 기쁨이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줄 압니다. 우리는 교파와 교단을 넘어 사랑과 환대를 꿈꾸는 교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예수가 마련한 잔칫상을 기쁜 마음으로 즐기려 합니다. 모두가 즐겁게 누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평화가 깃든 시를 짓고 시끌벅적 노래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 다짐으로 우리는 큐앤에이를 시작합니다. 큐앤에이가 한국교회를 향해 던지는 퀴어한 질문으로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 고백이 이어져 한국교회를 바꾸고, 사회를 바꿀 것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로마서 8:38-39)
2022년 4월 18일 큐앤에이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